생활습관의 급속한 서구화로 비만, 고혈당, 고혈압, 고지혈증 등을 앓는 환자가 증가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대사증후군의 가장 흔한 원인은 비만으로 인한 당뇨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런 당뇨 환자는 발기부전, 사정 장애, 성욕 감퇴 등과 같은 성기능 장애가 정상인에 비해 세 배 정도 더 많이 발병되며 10~15년 정도 일찍 옵니다.

남성의 성기능장애 중에 가장 흔한 것은 발기부전으로 만족스러운 성생활을 못 할 정도로 발기가 안 되거나 지속되지 못하는 경우를 말하며, 보통 이런 상태가 3개월 이상 지속되었을 때 진단을 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발기부전 환자의 약 12%는 당뇨병이 첫 번째 원인질환인 경우가 많고, 발기부전 환자 중 40% 이상에서 당뇨가 있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으므로 발기부전이 생긴 경우에는 당뇨병이 있는지 확인이 꼭 필요합니다.



당뇨환자가 발기부전을 겪는 이유는?
발기가 되기 위해서는 성적자극이 신경을 통해 뇌로 잘 전달된 후 신경전달물질이 혈관벽에 있는 산화질소를 분비시켜 혈관이 확장이 되어야 합니다. 하지만 당뇨에 걸리면 발기조직을 포함한 혈관벽과 신경의 손상, 그리고 남성호르몬의 분비 기능 저하, 당뇨로 인한 심인성 요인 등의 여러 가지가 복합적으로 작용을 하여 발기부전이 오게 됩니다.

첫째로 혈당이 높아진 혈액은 점도가 높아져서 해면체의 혈관벽과 물리적 마찰로 인해 상처가 생기는데 이때 활성산소에 의해 혈관벽의 손상을 받게 됩니다. 손상 받은 혈관벽에서는 혈관 확장에 필수적인 산화질소의 유입이 줄어 발기가 떨어지게 됩니다. 그리고 지속적으로 활성산소에 의한 산화 손상을 받게 되면 혈관에 동맥경화까지 일어나서 혈류 공급이 더욱 줄게 됩니다.

둘째로 여러 가지 성적 자극이 신경을 따라 뇌로 전달된 후 신경전달물질이 분비가 되어 음경에서 발기가 되는데 당뇨 환자는 이런 신경에 문제가 생겨 성적 자극에 대한 반응이나 감도가 떨어지고 발기에 필수적인 산화질소의 분비도 저하되어 혈관의 확장이 되지 않습니다. 더 진행되면 말초신경까지 장애가 생겨 사정이 어려워질 수 있습니다.

셋째로 당뇨를 관리하지 않아 악화가 되면 내분비계에 영향을 주는데 특히 남성호르몬을 급격하게 감소시킵니다. 이로 인해 성욕 감퇴, 근육 감소, 우울증, 체지방을 증가시킬 수 있어 발기부전이 생길 수 있습니다.

넷째로 실제 발기 기능 자체에는 문제가 없는데 상당수의 당뇨 환자들은 당뇨와 그의 합병증으로 인한 심리적 저하 내지 우울증, 그리고 생활 방식의 변화 등에 의해서 발기부전이 올 수 있습니다. 그리고 당뇨 환자에서는, 동반되는 질환이나 합병증으로 인해서 복용하고 있는 약들이 많은데 이 중 상당수가 발기부전의 원인이 될 수 있습니다.



당뇨에 의한 발기부전은 어떻게 치료하나
치료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약이나 주사, 수술보다 꾸준한 운동, 생활 습관 개선 (술, 담배, 스트레스 조절) 그리고 원인이 되는 혈당 관리입니다. 당뇨는 식생활, 신체활동 등의 여러 생활습관 불균형으로 생기는 생활습관병이라는 관점으로 본다면 가장 기본적이고 근본적인 치료법이라고 하겠습니다.

당뇨에 의한 발기부전 치료는 경구용 발기부전치료제, 남성호르몬, 아르기닌, 치옥트산 주사, 자가주사요법, 보형물 삽입술 등이 있습니다. 첫째로 경구용 발기부전 치료제는 성관계 전에 복용하는 방법으로 여러 가지 종류가 있고 각각 효과가 다르므로 비뇨의학과 전문의와 상담 하에 적절하게 사용하면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최근에는 저용량의 발기부전치료제를 성관계와 관계없이 매일 복용하는 방법을 사용하는데 전반적인 혈류개선 효과뿐만 아니라 손상된 발기조직의 재생에도 도움을 주기 때문에 당뇨에 의한 발기부전에 효과적입니다.

둘째로 남성호르몬 주사를 전문의의 관리하에 주기적으로 사용하면 발기부전, 성욕감퇴, 우울증에 도움을 줄 뿐 아니라 혈당도 떨어뜨리는 효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그 외에도 산화질소를 생성하는 아르기닌 주사나 항산화 작용으로 인슐린 감수성을 향상시키고 당뇨병성 말초신경병증의 회복에 도움을 주는 치옥트산 주사도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셋째는 약물치료로 효과가 없거나 약물의 부작용으로 사용할 수 없는 경우에 직접 음경에 주사하는 방법으로 주사 후 보통 10-15분 이내에 발기가 되기 때문에 주의사항만 숙지하면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는 치료 방법입니다. 마지막으로 위의 모든 치료에도 효과가 없다면 특수하게 제작된 보형물을 해면체 내에 삽입하는 수술을 고려해 볼 수 있습니다.



생활습관 개선이 최선의 예방책
가장 좋은 예방법은 규칙적인 유산소운동입니다. 유산소운동은 천연 비아그라라고 할 만큼 중요한데 혈관 확장물질인 산화질소의 분비를 촉진시키고 지방을 효과적으로 연소시켜 체중조절에 필수적입니다. 비만 환자에서 10배 정도 높게 당뇨병이 생길 수 있고 지방세포 안에 있는 아로마테이즈 (aromatase)라는 효소는 남성호르몬을 여성호르몬으로 변화시켜서 남성호르몬을 감소시킬 뿐만 아니라 인슐린 저항성을 증가시켜 당뇨를 악화시킬 수 있습니다.

충분한 수면과 스트레스를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특히 11시 이전에 수면을 취하는 것이 중요한데 이 시간은 하루 동안 쌓인 노폐물들을 처리하고 면역기능 및 자율신경 기능의 대부분을 회복하는 필수적인 시간입니다. 스트레스는 체내에서 남성호르몬의 생성을 막고 혈중 코티솔 (cortisol: 스트레스 상황에서 분비되는 호르몬)의 양을 증가시켜 인슐린과 혈당을 증가시키게 됩니다. 스트레스가 계속 지속되면 복부비만, 고지혈증, 고혈압 등의 문제까지 일으킬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저지방의 균형 잡힌 식단이 중요합니다. 당뇨를 조절하려면 적절한 식습관으로 체중을 줄이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칼로리는 제한하는 것이 좋지만 적정 열량은 지켜야 합병증을 예방할 수 있습니다.

좋은 음식으로는 굴, 당근, 콩, 미역, 양파, 생선 등이 있는데 특히 굴에는 아연성분이 풍부한데 아연은 남성호르몬의 분비를 증가시켜줄 뿐 아니라 인슐린을 분비하는 췌장의 세포에도 작용하여 혈당 조절에도 효과적입니다. 최근에는 비타민 D가 남성호르몬을 증가시켜주고 당뇨를 예방해주는 효과가 있다고 알려져, 비타민 D가 풍부한 식품이나 영양제를 섭취하거나 햇빛에 자주 노출하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당뇨는 고혈압, 비만, 고지혈증과 함께 대사증후군의 하나인 만성질환으로 완치가 어렵지만 평소에 조금만 더 신경 쓰고 병원을 방문하여 관리한다면 얼마든지 정상인과 다름없는 건강한 생활을 누릴 수 있습니다. 특히 발기부전과 같은 성기능 장애는 생명에 지장이 없고 또 병원에 가기를 꺼려하기 때문에 혼자만 고민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하지만 진료를 받고 치료 받으시면 효과를 볼 뿐만 아니라 당뇨 이외의 동반된 다른 질환의 발견도 가능하기 때문에 꼭 비뇨의학과 전문의를 찾는 것이 중요합니다.

글 = 하이닥 의학기자 변상권 원장(비뇨의학과 전문의)

출처: 건강이 궁금할 땐, 하이닥 (www.hidoc.co.kr)